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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 통신

10년전 그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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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 수동 대한성공회 l Camera : Cannon 40D l Lens : Cannon EF50mm F 1.8

 

늦은 퇴근 후...  몸은 이미 지쳐  
 
일찌감치 내일을 준비하고 싶지만  
 
단 한번도 쉬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이  
 
불현 듯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얼마 전 삼각대로 보완을 한 사공이와 함께  
 
집을 나선다.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 
 
이 시간에 차를 몰고  
 
청주시내를 돌아보기는 처음인 듯 하다. 
 
(잡)생각이 많았던 고등학교 시절 ... 
 
마음이 심란해지거나 누구에게도 말 못할 고민이 
 
생기면 (바람빠진 바퀴와 녹슨 몸체로 지금은 창고 
 
어딘가에 쳐박혀 있는 그) 자전거를 타고  
 
남몰래 찾았던 나만의 장소가 있었다. 
 
조금 으쓱하긴 하지만 가만히 앉아 청주시내를 
 
내려다 보고 있으면 
 
여기저기서 울려대는 귀뚜라미 소리와  
 
자전거 패달을 밟느라 흐린 땀을 식혀 줄 
 
살랑거리는 바람이 ... 
 
오묘한 바람냄새와 함께 무거웠던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 
 
 
일을 시작한지 2년이 넘은 지금... 
 
분명 어렸을 그 시절 보다도 몇 배의 많은 
 
걱정거리와 말 못할 괴로움이 있겠지만 
 
혼자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은 
 
현재 나의 생활에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친구들과 직장 또래들끼리 웃고 떠들며 썩 
 
의미있어 보이지 않는 술잔을 기울이는 정도가 
 
전부인 듯 하다.  
 
오늘을 정리해 보자며 차를 놓고  
 
집까지 걸어 퇴근하는 시간을 갖어봐도 
 
집에 도착할때 쯤 결과는 매번 허무하다. 
 
 
이렇게 하루가 가고 일주일이 가고 
 
또 한 달이,  그리고 일년이 갈 것만 갔다는 생각을 
 
하니 왜 이리 우울해 지는지... 
 
 
편안해지고 싶어 찾은 10년전 이 자리에서 조차 
 
허무하긴 매일반 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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