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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통신

초등 집공부의 힘 (이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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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혁 저 ㅣ 카시오페아 ㅣ 2020년 10월 26일

 

 올해 86살 아들 둘이 있다. 아들만 둘인 관계로 어떻게 하면 아들을 문제없이 잘 키울 수 있고 좋은 부모가 되려면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 도움을 얻고자 과거 이진혁 작가의 아들을 잘 키운다는 것이라는 책을 본 적이 있다. 그 이후 초등 집공부의 힘이라는 책이 출판된 것을 저자의 블로그를 통해 일찍이 알았지만, 독서 통신 목록에 없어 읽지 못하다가 도서 추천에 반영되어 이제야 읽게 되었다.

본 도서는 초등학교 교사이자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저자가 부모의 입장과 교사의 입장에 서서 과연 집 공부가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어떻게 아이들에게 집 공부를 시켜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다양한 예시와 함께 학년별, 과목별 솔루션 및 부모 마음 챙기기까지 경험할 수 있다.

 

텍스트를 이해하고 통찰하는 문해력,
‘나는 해낼 수 있다’라는 자기 효능감으로 과업에 의욕적으로 도전하는 태도,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공부하는 루틴, 공부에 몰입하는 집중력,
게임이나 스마트폰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는 시간 관리 능력,
스스로 공부하는 자기 주도 학습 능력까지,
이처럼 여러 가지 힘이 뒷받침되어야 공부 기초체력을 키울 수 있다.


아이의 지배 욕구를 충족시켜 주어라.

 

 대부분의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공부하라는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우리 아이 경우도 하루에 해야 할 미션(숙제)을 하는 과정에서 집중하지 못하고 말 그대로 뺀질뺀질한 모습을 자주 보여 아이와의 잦은 분쟁을 만들곤 한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에게 지배 욕구는 생존에 필요한 생물학적인 욕구라고 말한다. 이러한 지배 욕구는 아이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에게 손 씻어! 정리해야지! 공부하자! 식의 지시형 명령을 하며, 이로 인해 지배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아이들은 무기력에 빠지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공부한다는 전제하에 저녁 먹고 공부할래?” 아니면 공부하고 저녁 먹을래?” 또는 국어 공부 먼저 할까?” “수학 공부 먼저 할까?” 라는 말과 함께 아이에게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선택지에 대해 자신이 선택했다는 느낌이 들면서 아이의 지배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효과와 함께 주도권을 가졌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자신이 선택해서 주도권을 쥐고 자신이 알아서 한다는 느낌을 아이가 느끼게 된다면 공부는 엄마 아빠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버리게 될 것이며 결국 내 공부에 대한 주인 인식을 갖게 될 것이다.

 

집 공부 몰입의 3요소

 

 『뇌를 읽다의 저자이자 미국의 신경 심리학자 프레데리케 파브리티우스는 몰입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목표, 최적의 난이도, 명확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유는 구체적인 목표는 아이의 집중력을 유지시켜주는아세틸콜린이 분비되고, 적절한 난이도의 과제는 집중력과 반응 행동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에 작용하는 노르아드레날린을 자극하며, 피드백의 보상은 의욕과 흥미를 자극하는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크게 증가시켜주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목표) 구체적이고 눈에 보이는 명료한 목표는 공부 몰입의 기본이다.

(최적의 난이도) 몰입을 위해서는 약간어려워하는 수준의 문제가 좋지만 어디까지나 아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지점      에서 과목의 난이도를 결정해야 한다.

(즉각적인 피드백) 공부를 하면서도 명료하게 피드백을 주면 아이는 공부를 통해 보상 을 받는다고 생각하게 되며 결국 이      것은 공부에 대한 의욕과 흥미를 자극한다.

 

초등 저학년(1~2학년)

 

 큰아이가 현재 초등학교 1학년인 관계로 책의 내용 중 저학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쉬워 보이는 1~2학년 공부를 봐주는 데 힘이 드는 가장 큰 이유는 어린이집, 유치원을 거쳐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습관이 아직 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습관을 들여주는 것은 초등 고학년 중·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공부를 지치지 않게 해주는 기초체력 및 환경을 만들어주는데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가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1~2학년이더라도 아이가 30분에서 1시간가량 집중하면 해낼 수 있는 분량을 공부 몰입의 3요소 중 하나인 구체적인 계획을 통해 잘할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줘야 한다. 매일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말이다.

 

- 국어 (문해력이 가장 중요)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문해력이다. 문제를 읽고 그 문제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이지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만 문제 접근이 가능하기에 우리는 평소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의 국어문제집을 보고 놀랐던 건 문제 지문이 책 한쪽 전면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과 수학 문제가 예전처럼 단순한 문제가 아닌, 스토링텔링 식의 문제였다는 것이다. 내가 다녔던 국민학교 수준과는 비교과 되지 않았다. 그러기에 국어는 모든 학문의 도구인 셈이다.

 

공부머리를 키워주려면 문해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독서가 중요하다고 해서 매일 같이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책을 읽히게 하는 것은 흥미와 재미를 쉽게 잃고 나중에 아이가 책을 멀리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아이가 책을 읽어 달라고 할 때까지 부모는 책 읽어주기를 멈춰서는 안 되며, 단순히 읽어주기를 넘어서 연기와 성대모사를 섞어가며 책 속에서 재미와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읽어주는 방법, 또는 아이가 글 읽기에 거부감이 덜 하다면 한쪽은 아이가 읽고 반대쪽은 부모가 읽어 주는 식의 방식으로 번갈아 가며 읽는다면 책을 읽는 것은 재미있고 즐거운 일임을 아이에게 좀 더 인식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한 권을 책을 읽고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이야기 유도나 모르는 단어를 되물어 추론하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아이의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부모가 먼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아이도 따라 읽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아이를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 영어 (흘려듣기와 영어 영상 노출)

 

 통계청에서 실시한 초중고 사교육비 통계조사결과 단연코 영어는 부모들이 사교육비로 제일 많이 돈을 쓰는 과목이다. 저자에 따르면 영어가 절대 평가로 바뀌면서 영어의 위상이 다소 내려갈 거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실제는 절대 평가로 바뀌면서 영어는 1등급을 받아야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니라 1등급을 받아야 손해 보지 않는 과목으로 인식이 변했다고 한다. 나의 경우 영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고민이 되는 이유는 단어나 문법을 가르치는 것은 어느 정도 자신이 있어 나의 노력으로 어떻게든 해보겠으나 콩글리쉬(konglish)에 익숙해져 있는 말하기 듣기에 영 자신이 없는 내가 아이를 가르친다는 것은,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며 벌써부터 영어 학원을 보낼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없기에 더더욱 부담감은 커져만 간다. 물론 영어라는 과목은 초등학교 3년부터 배우는 과목이다. 하지만 영어도 언어이며, 단기간 공부로 할 수 없는, 많은 시간 투자가 필요한 과목이기에 미리미리 준비한다면 중·고생이 되어서 아이가 다른 과목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의 경우 아직 1학년이기에 단어를 외우고 문장을 습득하는 것보다는 아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흘려듣기나 세이펜이 지원되는 동화 영어교재 등을 통해 평소에 지속적으로 입과 귀를 노출시켜 주는 것이 아이에게 부담도 적고 고학년 영어 공부에도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수학 (수준 파악과 능동적 참여 유도)

 

 모든 과목이 그러하겠지만 특히 수학은 아이의 이해 수준에서 적절한 학습 내용일 때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수학이라는 학문이 기존에 알던 내용과 개념의 토대 위에 새로운 개념이나 기능을 학습하고 이해하는 학문이기에 기존의 학습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앞으로의 공부 내용을 이해할 준비가 되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학교 진도에 맞춰 연산 문제집 또는 수학 익힘책을
하루 1~2장 꾸준히 풀도록 학습량을 정하라

 

 

 또한 아이가 수학 공부를 할 때 능동적으로 학습하고 있는지 부모는 수시로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행여나 아이나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한다든가 오늘 해야 할 분량을 채우기 위해 마지못해 하는 경우라면 학습효과는 떨어지고 고학년이 되어서도 수학은 하기 싫은 일찍 감치 수포자의 길을 걷기 쉽다. 마트에 가서 아이에게 직접 돈을 내고 거스름돈을 받도록 체험을 해본다던가, 용돈을 주는 과정에서 은행 놀이를 한다든가, 부루마블이나 모두의 마블과 같은 게임을 통해 수학은 이렇게 재미있는 공부이고 수학을 잘하면 다른 사람이 아닌 너 자신이 더 편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생활 속 곳곳에서 심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는 훌륭한 공부 방법이 아닐까 한다.

 

부모의 역할

 앞서 공부는 부모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아이의 지배 욕구 충족과, 집 공부 몰입을 위한 3가지 요소, 그리고 국어, 영어, 수학 과목별 집 공부 방법에 대해 서술하였지만, 뭐니 뭐니해도 제일 중요한 것은 공부하는 아이를 대하는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부모는 단지 거둘 뿐

 

 

 부모는 선생님이 아니다. 때문에, 아이에게 모든 것을 하나하나 가르치며 피드백까지 완벽하게 도출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작 본인 직업이 선생이며 교수, 학자라 해도 자기 자식을 가르치는 것은 힘들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본 도서에서 언급되어 있듯이 아이를 공부시키는 데 있어서 부모가 하여야 하는 일은 그저 옆에서 꾸준히 지켜봐 주는 것이다. 아이에게는 공부하라고 시켜놓고 부모는 소파에 누워 핸드폰을 한다든가, TV를 본다면, 아이에게는 오늘까지 해야 할 분량을 지시해놓고 다 끝내야만 게임을 할 수 있어라는 협박 아닌 협박을 해 놓고 덩그러니 아이 혼자 둔다면, 그러고도 부모가 아이의 공부 향상을 기대한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 것이다. 회사 업무 때문에 혹은 집안일 때문에 하루가 힘들도 지치더라도 공부하고 있는 아이 옆에 항상 부모가 자리를 함께 해주는 것이 부모가 해야 되는 역할이자 의무라는 생각을 해본다. 농구를 할 때 슛을 쏘는 오른손이 우리 아이라고 한다면, 슛을 쏘기 위해 공을 바쳐 주는 왼손은 부모인 것이다.

한 손으로 하는 슛이 골대를 향하기는 힘든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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