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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통신

모순 (양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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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자 저 l 쓰다 l 2013년 04월 01일

 

 

 

 양귀자의 「모순」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을 섬세하게 그려낸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이야기 이상으로, 삶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갈등과 모순을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죠. 

책 제목부터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이 작품, 오늘은 양귀자의 소설 '모순'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소설의  배경

 모순 」의 배경은 현대 사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복잡한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주인공 안진진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 배경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그려지죠. 진진이 직장 생활을 하고,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고민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의 일상과도 다르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배경 속에서 벌어지는 진진의 삶을 담은 이 소설은 우리에게 있어 공감과 몰입을 하게 합니다.

 

 

사랑은
그 혹은 그녀에게 보다 나은 '나'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망의 발현으로 시작된다.
'있는 그대로의 나' 보다 '이랬으면 좋았을 나'로
스스로를 향상시키는 노력과 함께 사라은 시작된다.



등장인물  소개

양귀자의 「 모순 속 등장인물들은 각각 주인공 안진진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진진이 삶과 사랑 속에서 겪는 모순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듭니다. 진진의 사랑, 가족,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과정을 잘 드러내는 인물들을 다시 세부적으로 정리해 볼까 합니다.

 

안진진

소설의 주인공으로, 25세의 미혼 여성인  안진진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겉으로는 평범하고 안정된 삶을 살지만, 내면에는 깊은 상처와 모순이 자리 잡고 있죠. 특히 가족과의 갈등, 그리고 사랑 속에서의 고뇌가 그녀를 끊임없이 괴롭힙니다. 진진은 아버지의 폭력과 방황, 어머니의 냉혹함 속에서 성장했고, 두 남자, 나영규와 김장우 사이에서 감정적 충족과 현실적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지만, 끝내 두 사람 모두 그녀를 완벽하게 만족시키지 못합니다. 진진은 자신의 삶을 통해 끊임없이 모순과 갈등을 직면하고 그것을 이해하려고 합니다.

 

 

어머니

주인공의 어머니는 이모와 일란성 쌍둥이입니다. 현실적이고 강한 여성으로, 아버지의 폭력과 무책임한 행동 속에서 속옷, 양말 등을 팔며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인물이죠. 인생에 우여곡절이 닥치면 그에 맞서기 위 해 관련분야 책을 읽고 특유의 과장법으로 삶을 헤쳐 나갑니다.

 

 

아버지

주인공의 아버지는 가정 내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알코올 의존증 환자입니다.

술에 취해 어머니를 때리고 집을 떠나 방황하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그는, 진진의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된 이후까지 가족에게 지속적인 불안과 혼란을 안겨줍니다. 그의 존재는 진진이 사랑과 가족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갖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되며, 주인공이 스물 다섯이 된 시점에 중풍과 치매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어 집에 돌아옵니다.

 

 

안진모

진모는 진진의 동생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가게 되는 문제적 인물입니다. 그는 가족 내에서 문제아로, 방황하고 삶의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건달 흉내를 내며 살아갑니다. 진모는 가족에게 짐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진진에게는 동생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존재입니다. 그의 불안정한 삶은 가족 내 갈등을 더 심화시키며, 진진이 가족의 문제와 자신이 처한 모순을 직시하게 만듭니다.

 

 

이모

주인공의 어머니와 일란성 쌍둥이인 이모는 진진에게 감정적으로 큰 지지와 위로를 주는 인물입니다.

어머니의 강압적이고 냉혹한 태도와는 달리, 이모는 진진을 따뜻하게 감싸주며 그녀의 고민을 이해하고 들어주는 역할을 하죠. 이모는 진진이 가족 내에서 느끼는 상처를 보듬어 주는 인물로, 그녀가 어머니와의 갈등 속에서 이모를 통해 안정을 찾기도 합니다.

 

 

나영규

나영규는 주인공의 남자친구 중 한 명으로, 현실적이고 안정적인 성격을 가진 남자입니다.

그는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고 있으며, 진진에게 현실적인 안정을 제공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는 계산적이고 인생의 모든 것을 계획대로 해야 하는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그의 그런 성향은 진진에게 불만을 안겨주며, 두 사람의 관계가 점차 멀어지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죠. 나영규는 진진에게 현실적인 안정감을 주지만, 감정적으로는 그녀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는 인물로, 진진에게 사랑 속에서 느끼는 모순을 깨닫게 합니다.

 

김장우

김장우는 주인공의 또 다른 남자친구로, 진진에게 감정적인 충만함을 제공하는 인물이죠.

사진작가인 그는 감성적이고 열정적이며, 진진을 사랑하는 방식도 매우 감정적입니다. 진진은 그와의 관계에서 감정적인 충족감을 느끼지만, 김장우는 현실적인 면에서 불안정한 요소를 가지고 있어 두 사람의 관계 또한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김장우는 진진에게 감정적으로 나영구 보다는 좀 더 깊은 유대감을 주지만, 현실적인 부분에서는 모순을 안고 있는 인물로, 진진은 그와의 관계에서도 결국 갈등을 느끼게 됩니다.

 

 

 

환한 낮이 가고 어둔 밤이 오는 그 중간 시간에
하늘을 떠도는 쌉싸름한 냄새를 혹시 맡아본 적 있니?

 

소설  요약

이 소설은 안진진의 삶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진진은 삶 속에서 계속해서 갈등하고, 선택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어머니와의 불화,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 이 모든 것이 진진의 삶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죠.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진진은 단순히 갈등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모순을 마주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합니다. 그 결과로 진진은 성장하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게 됩니다.

 

 

소설이  주는  의미

모순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삶이란 모순 그 자체"라는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갈등하고, 모순된 감정에 빠지며 살아간다는 겁니다. 사랑하면서도 상처받고, 이해하고 싶으면서도 오해하게 되고, 서로 가까워지려고 하면서도 멀어지게 되는 이런 모순들은 피할 수 없는 인생의 한 부분이라는 거죠. 양귀자 작가는 이를 통해 우리에게 "모순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소설 속에서 진진은 그 모순 속에서 고뇌하고 힘들어하지만, 결국 그 모순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성장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소설 막바지에서 이모의 자살은 매우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사건은 작품 전체의 교훈과도 깊게 연결되어 있었죠.

 

겉으로  보이지  않는  고통과  내면의  상처

이모는 겉으로는 강하고 진진에게 의지할 수 있는 어른처럼 보였지만, 그 내면에는 해결되지 않은 깊은 고통이 있었습니다. 소설은 이를 통해 우리가 타인의 내면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죠.

이모는 항상 진진에게 위로와 지지를 주는 인물로 그려졌지만, 정작 자신이 겪는 고통은 진진을 포함한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이는 우리가 타인의 감정을 완벽하게 알 수 없으며,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중요한 의미를 전달합니다.

삶의 모순은 이렇게 겉과 속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더욱 깊어집니다.

 

삶의  모순과  해결되지  않는  갈등

이모의 자살은 소설의 핵심 주제인 모순을 극명하게 상징하는 듯 합니다.

이모는 자신의 삶 속에서 해결되지 않은 모순과 고통을 극복하지 못했고, 결국 죽음으로 그 모순을 끝내려고 했던거 같습니다. 이는 삶의 고통이나 갈등이 때로는 해결되지 않을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죠.

진진 역시 사랑, 가족, 사회적 기대와 자신의 욕구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모순을 느끼지만, 그것을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하는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이모의 자살은 진진에게도, 독자에게도 모순이란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으며, 그것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것이 삶의 한 부분임을 암시합니다.

진진은 이모의 죽음을 통해 어마어마한 충격을 받지만 동시에 이를 계기로 자신의 삶 속 모순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방법을 찾으려 합니다. 남자친구 나영규와 김장우를 저울질한 진진은 소설 흐름상 김장우와의 결혼 예상을 깨고 결국 나영규와 결혼한 점이 삶 속 모순을 인정하고 결정한 증거가 아닐까 혼자 추측해 봅니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왜  제목이  '모순'  일까?

책 마지막에 나오는 작가노트에 의하면 소설의 제목 '모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자는 모순이라는 제목에 많은 고심을 하였다고 하였으나 책의 제목이 '모순'인 이유는 매우 명확한듯합니다. 안진진이 겪는 인생 아니 우리가 사는 인생 자체가 모순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죠.

진진의 내적 갈등은 물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끝없이 모순된 상황들이 반복됩니다.

그녀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밀어내고, 원망하면서도 그리워하는 등 감정의 이중성을 경험합니다. 이처럼 우리 삶 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모순들을 통해, 작가는 "완벽하게 일관된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소설은 '모순'을 통해 갈등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결국 진진은 모순을 피하려 하기 보다는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살아가게 된다는 겁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전달하며, 모순은 삶의 일부일 뿐,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총평

양귀자의 모순은 우리 삶의 복잡하고도 모순적인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합니다.

주인공 진진을 통해 우리가 겪는 모순된 상황들과 감정을 돌아보게 만들고,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죠. 책을 덮고 나면, 삶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되는 여운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삶의 모순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주인공 진진처럼 수없이 많이 마주하게 되는 모순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가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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